🐚 에피소드 #06〈잘지내시죠, 신부님〉
🐚 에피소드 #06
〈잘지내시죠, 신부님〉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
오늘은,
“고마워요.”
그 한마디를 전하기 위해
꽃을 건넨 사람의 이야기예요.
그날 공방에는,
한 손님이 어머니의 부탁을 대신 전하러 찾아오셨어요.
“엄마가요, 어떤 분께 꽃다발을 드리고 싶대요.
근데 그냥 꽃이 아니라… 유리로 된 꽃이었으면 좋겠대요.”
그 부탁은,
아주 조용한 감정에서 시작됐어요.
오랜 시간 일을 해온 어머니는
늘 여행의 기회를 놓쳐야 했고,
그저 “다음에, 언젠가”라는 말을 되풀이하셨다고 해요.
그러다 어느 날,
어머니가 오래 다닌 성당에서
작은 성지순례가 계획되었어요.
몸이 괜찮던 그때는
마치 시간이 살며시 틈을 내어준 듯한 시기였죠.
낯선 사람들과의 여행이었지만,
같이 간 신도들과 신부님은
어머니를 따뜻하게 맞아주셨대요.
특히 신부님은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유난히 세심하게 챙겨주셨다고 해요.
그 여행은
단지 새로운 풍경을 본 것이 아니라,
오래 잊고 있던 “돌봄”을 다시 만난 시간이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여행이 끝난 직후,
그 신부님은 다른 성당으로 전근을 가시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자주 뵐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어머니는
이별과 감사, 두 감정을 함께 품고 고민하셨다고 해요.
“뭐라도 드리고 싶어요.
말 대신… 그런 게 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유리꽃다발이었어요.
노란빛, 주황빛, 투명한 장미와 작은 들꽃.
마치 말하지 못한 고마움이
한 송이씩 피어난 모습이었죠.
“그 꽃을 보면… 아마 신부님도 아실 거예요.
그 시간들이 얼마나 깊고, 따뜻했는지를요.”
며칠 뒤,
그 유리꽃은 작고 정갈한 박스에 담겨
말없이, 그리고 조용히 전달되었어요.
그날, 또각엔
전하지 못한 말 하나가
꽃이 되어,
봄처럼, 조용히 피어 있었어요.
📸 작품명: 〈전하고 싶은 말이 꽃이 되어〉
🔨 제작: 유리공방 또각
✍️ 글: Jiyu
📍 출처: Bonal [보통의 날]
📜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조심스러운 마음들을
이어붙여 만든 이야기입니다.
© 2025. Ji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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