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03〈내 마음에서 나는 소리, 또각〉
.
🎬 에피소드 #03〈내 마음에서 나는 소리, 또각〉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예요.
그동안은 누군가의 기억을 유리에 담아왔지만,
이번만큼은, 제가 만든 유리 하나에
제 마음을 비춰보려고 해요.
처음 유리를 자를 때,
그 조용한 '또각' 소리가…
제 마음속 어디선가 같이 울렸어요.
그건 두려움일까요, 설렘일까요?
아마도...
“나, 이걸 정말 좋아하나 봐.”
라는 깨달음에 가까웠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어느 날,
108조각의 유리를 자르고 붙여
조명 하나를 만들었어요.
장미가 중심에 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머금는 조명.
지금도 그 조명을 보면 생각나요.
그땐 정말… 악에 받쳐 만들었어요.
힘든 시기였고, 기술은 부족했고,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그 마음 하나로 삼일을 내리 달렸죠.
그 조명은 아직도 공방 한켠에 있어요.
가끔 누군가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묻지만,
저는 쉽게 대답하지 못해요.
그건 값을 매길 수 없는 시간과 마음이라서요.
사람들은 가끔 물어요.
“왜 유리예요?”
“다른 공예도 있었을 텐데…”
그럴 때 저는 말하곤 해요.
“유리는… 내가 가장 나다워지는 순간을 주는 재료예요.”
그 조각 하나하나에
남의 시선도, 평가도, 필요 없어요.
그저 내가 좋으면, 그걸로 충분한 세계.
게다가 유리는요—
빛에 따라 색이 달라져요.
계절, 날씨, 시간…
어느 한 순간도 같은 모습이 아니에요.
그게 매일매일 새롭게 살아 있는 감정 같아서
볼 때마다 짜릿하고, 다시 사랑하게 돼요.
그리고 이 공방은,
그런 유리를 놓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에요.
이 공간이 사라지면,
아마도 저는 제 마음을 잊고 살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공간은,
저에게… 나 자신이에요.
그날, 또각엔
내 마음에서 나는 아주 조용한 소리 하나가
유리 위에 머물러 있었어요.
내가 나를 잊지 않도록.
내가 나를 다시 이어붙일 수 있도록.
📸 작품명: 장미 조명
🔨 제작: 유리공방 또각
✍️ 글: Jiyu
📍 출처
https://bonalsday.tistory.com/
출처: Bonal [보통의 날] : 티스토리
📜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조심스러운 마음들을 이어붙여 만든 이야기입니다.
ⓒ 2025. Jiyu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있으며,
무단 복제 및 2차 사용을 금합니다.
'유리공방 또각 > 안녕하세요. 유리공방 또각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에피소드 #06〈잘지내시죠, 신부님〉 (1) | 2025.05.03 |
---|---|
🐾 에피소드 #05〈보석처럼 잠든 아이〉 (0) | 2025.04.29 |
🌺 에피소드 #04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 (0) | 2025.04.26 |
에피소드 #02. 달 위의 강아지 (2) | 2025.04.15 |
에피소드 #01 루브르의 그림자 (2) | 2025.04.15 |